무희 NO.7 - 이미산
느린 음악이 검은 옷의 경호원처럼 낮게 깔린다 검은 부츠와 검은 장갑과 검은 브래지어와 검은 팬티 달이 뜨지 않아요 내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요 제단을 오르는 사제처럼 우주로 향하는 전사처럼 검은 갈색의 휴대용 남근을 흔들며 춤추기 시작한다 6더하기 9는 오래된 초콜렛이죠 9더하기 6은 최신형 장난감이죠 막대 초콜렛 같은 장난감권총 같은 그것이 여자의 다리사이를 거슬러 오른다 팔과 팔 사이로 건너다닌다 목으로 옆구리로 쓰다듬고 핥고 비빈다 당신 이마는 차갑게 식었군요 당신 가슴은 몹시 야위었어요 겨드랑이에 문질러 날개를 달아준다 꿈이 가벼우면 높이 날 수 있죠 얇고 부드러운 소재의 새로 나온 입술 한 번 느껴보실래요 부풀대로 부푼 그것을 뜨거운 입술처럼 생긴 그곳에 깊숙이 밀어 넣고 방아쇠를 당긴다 탕, 탕, 탕, 탕, 탕, 탕, 탕, 신음소리 한 마디 새어나오지 않는다 단물 한 방울 흘러내리지 않는다 전신에 스며드는 이 검은 액체는 뭐죠 혹시 내 쭈그러진 보름달? 눈물? 여자는 차가운 바닥에 드러누워 느리게 느리게 경련한다 여린 짐승처럼 웅크린다 울고 있을 내 달을 위해 노래해줘요 검은 궤도를 따라 달콤한 초콜렛을 뿌려줘요 당신의 검은 피로 달의 쭈그러진 배를 채워줘요 당신의 피가 내 눈물이게 해줘요 당신 이마는 차갑게 식었군요 달이 뜨지 않아요 내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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