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숙(1970~ ),'우는 아이' 전문
우는 애들을 달랠 순 없어요. 난 머릿속이 출렁거릴 때까지 울죠. 애들이 날 달래지 않으면 애들이……애들이……익사할지도 몰라요. 애들은 정말 겁도 없어요. 물속에서 노래를 해요. 엄마……엄마……엄마……저 뻐끔거리는 입들을 좀 보세요. 표면으로 올라온 물방울들이 잇달아 터지고 있어요. 공기가 가시처럼 찌르나 봐요. 애들이 너무 오래 물속에서 놀고 있어요.
시인은 아이들이 몸과 마음을 다해 집중하고 있는 이 놀이를 깊은 물속의 놀이로 재미있게 표현한다. 울음은 아이들에게 무엇보다도 즐거운 놀이다. 아이들은 물속에서 헤엄치고 노래하는데 어른은 익사할까봐 불안하다. 울음놀이는 즐거운 물방울을 만드는데 그 놀이 바깥에 있는 어른의 걱정은 가시처럼 물방울을 터뜨린다. 아이들이 울음을 억지로 그치게 된다면 다음에는 더 크게, 더 오래 울 것이다.
김기택<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