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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규(1961~ ), '한밤을 건너가는 밥' 전문
빈 그릇에 소복이 고봉으로 담아놓으니
꼭 무슨 등불 같네
한밤을 건너기 위해
혼자서 그 흰 별무리들을
어두운 몸 속으로 꾸역꾸역
밀어넣는 밤
누가 또 엎어버렸나
흰 쌀밥의 그늘에 가려 무엇 하나
밝혀내지 못한
억울한 시간의 밥상 같은
창 밖, 저 깜깜하게 흉년 든 하늘
개다리소반 위에
듬성듬성
흩어져 반짝이는 밥풀들을
허기진 눈빛으로 정신없이 주워먹다
목메는 어둠 속
덩그러니 불 꺼진 밥그릇 하나
화성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시인에게는 땅의 정기와 땀의 정성으로 만든 귀한 밥알이 별로 보일만도 하겠다.
한 그릇 가득 담으면 등불로 보일만도 하겠다.
밤하늘에 가득한 별을 보면 개다리소반 위에 엎어진 밥알 같기도 하겠다.
그 별들을 어두운 뱃속에 집어넣으면 뱃속도 별이 뜬 밤처럼 환해지겠다.
김기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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