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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1945~) '저쪽' 전문
허공에서 허공으로 달리며 그는 말했네
1천 광년이나 1억 광년 저쪽에서 보면
이 부르튼 지구도 아름다운 별이라고
아무도 감동하지 않았지만
나는 감동했네
-뿌연 광대뼈와 흐린 눈의 우리도 뽀얀 살빛의 천사들처럼 저쪽에서 보면 아름다운 빛 속에 잠겨 있을 것이네
-이 모오든 시끄러움, 이 모오든 피튀김, 이 모오든 욕망의 찌꺼기들, 눈물 널름대는 싸움들, 검은 웅덩이들,
넘치는 오염들, … 몰려다니는 쥐떼들에도 불구하고
허공에서 허공으로 달리며
우리는 아름다운 별의
한 알의
빛이라고
별이 아름다운 것은 그 빛이 아주 멀리서, 아주 오래전에 출발해 우리 눈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별이 지척에 있었다면 우리는 그것이 한갓 돌멩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욕망의 시궁
창처럼 들끓는 이 도시도 멀리서 보면 한덩이의 빛처럼 아름다워 보일까. 그리워질까.
나와 너의 '거리'가 아름다움을 만든다.
나희덕<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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