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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다형(1958~) '청어를 굽다 2'
저녁 식탁 위에서
마음의 지느러미를 달고
바다로 돌아간 청어 한 마리처럼
어제 띄운 화해의 긴 편지
그대가 사는 번지를 잘 찾아갔는지
어쩌면 나에게
말의 가시가 더 많았는지
가시를 감추어둔 나의 말이
그대 목구멍에 상처를 남겼는지
다시 청어를 구우며
서툴게 발음해 보는 용서와 화해
내 말 속에 가시를 걷어내고
그대 가시 속에 숨은 말을 찾아
싱싱한 소금을 뿌린다 (후략)
청어는 등이 푸른 생선이다. 등이 푸르다는 말은 희망의 심지가 맑고 굳다는 말로 들린다. 맑고 푸른 등으로 대해를 헤엄쳐 다녔을 그. 그가 지금 불의 석쇠 위에 몸을 눕히고 있다. 소신(燒身)의 적막함이여, 꽃 핀 계절의 광휘보다 사랑스러운데 그 앞에서 어떤 용서와 화해가 불가능하겠는가. 그 어떤 쓰라림의 시간 위엔들 한 줌 소금을 뿌리지 못하겠는가. 우리 모두 청어처럼 눕자.
곽재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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