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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시간의 얼굴 11~15) - 이해인
11
가을엔 가장 작은 들꽃의 웃음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습니다.
남 몰래 앓고 있는 내 이웃의 작은 아픔까지도 깊이 이해하며
그를 위한 나의 눈물이 기도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12
15년 전부터 내가 아껴 쓰던 열두 빛깔의 색연필을 깍아 이글을 씁니다.
이 연필들이 나의 손에 길들어져 조금씩 닳아 가듯이
나 또한 당신에게 길들어지며 담백한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13
가을엔 내가 잠을 자는 시간조차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
'좀더 참을 걸 그랬지, 유순할 걸 그랬지.'
남을 언짢게 만든 사소한 잘못들도 더 깊이 뉘우치면서 춧불을 켜고 깨어 있어야만,
꼭 그래야만 될 것 같은 가을밤.
당신 안에 만남을 이룬 이들의 착한 얼굴들을 착한 마음으로 그려 봅니다.
14
가을 길에 줄지어 선 코스모스처럼 내 마음 길에 수없이 한들대는 시심(時心)의 꽃잎들.
'따지 말고 그냥 두면 더한 아름다움일 것을'
- 이러한 생각이 시 쓰는 나를 괴롭힐 때가 있음을 헤아려 주십시오.
15
가을엔 지는 노을을 바라보듯이 그렇게 조심스런 눈빛으로 매일을 살아갑니다.
당신과의 만남은 저 노을처럼 짧게 스쳐 가는 황홀한 순간과,
보다 더 긴 안타까움의 순간들을 남겨 놓고떠납니다.
그러나 오십시오. 아름다운 당신은 오늘도 저 노을처럼 오십시오.
공지 | isGranted() && $use_category_update" class="cate">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2023.1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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