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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 천상병
그날을 위하여
오후는
아무 소리도 없이
귀를 기울이면
그래도
나는 나의 어머니를 부르며
울고 있다.
멀리 가까이
떠도는 하늘에
슬픔은 갈매기처럼
날아가곤 날아가곤 한다.
그것은
그 어느날의 일이었단다.
그 어느날의 일이었단다.
그리하여
고요한 오후는
물과 같이 나에게로 와서
나를 울리는 것이다.
귀를 기울이면
어머니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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