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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과 소녀(少女) - 한용운
옛 버들의 새 가지에
흔들려 비치는 부서진 빛은
구름 사이의 반달이었다.
뜰에서 놀던 어여쁜 소녀는
「저게 내 빗이여」하고 소리쳤다.
발꿈치를 제껴 디디고
고사리 같은 손을 힘있게 들어
반달을 따려고 강장강장 뛰었다.
따려다 따지 못하고
눈을 할낏 흘기며 손을 들었다.
무릇각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장자장」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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