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廟庭(묘정)의 노래 - 김수영
1
남묘문고리 굳은 쇠문고리
기어코 바람이 열고
열사흘 달빛은
이미 과부의 청사이어라
날아가던 주작성
깃들인 시전
붉은 주초에 꽂혀있는
반절이 과하도다
아아 어인 일이냐
너 주작의 성화
서리앉은 호궁에
피어 사위도 스럽구나
한아가 와서
그날을 울더라
을 반이나 울더라
사람은 영영 잠귀를 잃었더라
2
백화의 의장
만화의 거동이
지금 고요히 잠드는 얼을 흔드며
관공의 색대로 감도는
향로의 여연이 신비한데
어드메에 담기려고
칠흑의 벽판 위로
향연을 찍어
백련을 무늬놓는
이밤 화공의 소맷자락 무거이 적셔
오늘도 우는
아아 짐승이냐 사람이냐.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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