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情天恨海(정천한해) - 한용운
가을 하늘이 높다기로
정(情)의 하늘에 따를소냐.
봄 바다가 깊다기로
한(恨) 바다만 못하리라.
높고 높은 정하늘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손이 낮아서
오르지 못하고
깊고 깊은 한 바다가
병 될 것은 없지마는
다리가 짧아서
건너지 못한다.
손이 자라서 오를 수만 있으면
정하늘은 높을수록 아름답고,
다리가 길어서 건널 수만 있으면
한바다는 깊을수록 묘(妙)하니라.
만일 정하늘이 무너지고 한바다가 마른다면
차라리 정천(情千)에 떨어지고 한해(恨海)에 빠지리라.
아아, 정하늘이 좊은 줄만 알았더니
님의 이마보다는 낮다.
아아, 한바다가 깊은 줄만 알았더니
님의 무릎보다는 얕다.
손이야 낮든지 다리야 짧든지
정하늘에 오르고 한바다를 건너려면
님에게만 인기리라.
공지 | isGranted() && $use_category_update" class="cate">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2023.1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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