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포스티노 - 황지우
자전거 밀고 바깥소식 가져와서는 이마를 닦는 너,
이런 허름한 헤르메스를 봤나
이 섬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보라니까는
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으로 답한 너,
내가 그 섬을 떠나 너를 까마득하게 잊어버렸을 때
너는 밤하늘에 마이크를 대고
별을 녹음했지
胎動하는 너의 사랑을 별에게 전하고 싶었던가.
네가 그 섬을 아예 떠나버린 것은
그대가 번호 매긴 이 섬의 아름다운 것들, 맨 끝번호에
그대 아버지의 슬픈 바다가 롱 숏, 롱 테이크 되고;
캐스팅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나는 머리를 박고 의자에 앉아있었다
어떤 회한에 대해 나도 가해자가 아닌가하는 생각 땜에
영화관을 나와서도 갈데없는 길을 한참 걸었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휘파람 불며
新村驛을 떠난 기차는 문산으로 가고
나도 한 바닷가에 오래오래 서 있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