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 겨울 속에서 - 정숙자
―思慕․24
마지막 가는 겨울 속에서
목 메이는 비가(悲歌)를 부르옵니다
임을 여의고
봄이 온들
온전한 마음으로 맞으오리까
임께서 팔 안에 깃들던 밤은
항아(姮娥)를 모신 듯 기뻤더이다
수면 가득 놓이는 물별*
못내 그리운 희디흰 나래
바람 이는 갈밭 외로움 속에
마디마디 기다림을 채우나이다
단장(斷腸)의 낙화 같은
석양에 이어
빈 둥지에 쓸쓸히 고이는 달빛
해후의 날 언제 올까 손꼽으며
사흘 나흘 크는 달을 헤이옵니다.
물별:빛이 닿아 반짝거리는 물결의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