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 - 강성철(1957~ )
나뭇잎, 연한 바람결에 흔들리듯
소금쟁이 가녀린 발길
툭툭 튀는 햇살 찍으며
물의 살, 살살 간지르자,
아, 안돼요 안돼, 그러나
까르르, 까르르 퍼지는 동심원.
나도 마음 비워 견딜 수 없는 가벼움으로
그대 가슴에 잔잔한 파장으로 다가가리
빈 마음으로 갈릴리 호수를 건너가던 그대여,
발 끝에 물 한 방울 묻지 않았던
그대여!
손현숙 시인은 몸의 사랑을 얘기했다. “너를 보듬어 오르다 보면/그때마다/사랑이니 뭐니/그런 것은 몰라도/몸으로 몸의 길을 열다 보면/알 길 없던 너의 마음/알 것도 같아/캄캄했던 이 세상/살고 싶기도 하다”(‘담쟁이’). 사랑은 담쟁이처럼 가볍지만, 결국 ‘무거운’ 마음의 사랑이라는 고백 아닐까. 강성철은 “견딜 수 없는 가벼움”을 얘기하고 있다. 존재는 가볍다. 너무 가벼워서 불안할 때가 많다. <박찬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