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 - 김병곤
산이 움직인다.
산새가 알리는 소리
바람 되어 전하고 움츠린 땅거미 하늘에 오른다.
복수초, 파랑제비꽃 산을 내려와
아기떡잎을 펴 상재하니
깃털을 어루는 솔바람 잔설에서 돋는다.
강물이 움직인다.
도도한 흐름 지키기 잊은 듯하더니
한낮의 볕으로 바래는 물빛
여유로운 노을에 젖다가
초롱한 새벽 별빛따라 샛강을 건넌다.
나무들이 움직인다.
움돋이 일깨운 향그러운 풀내음
자애로운 영혼
달무리 타고 넘어 등성에 오르니
곷무늬 피워올리는 봄빛이 밀고 간다.
마음이 움직인다.
엄동에 숭숭한 가시 돋힌 조바심
빈 뜰에 놓인 엉킨 설레임들
슬그머니 풀어 놓으니
가랑 가랑 가슴에 고인
미망의 넋
별들의 잔잔한 숨소리따라
맞춤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