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 - 조인자
비 오면 비 맞고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며 살아도
그냥 살아 있는 것이 고마워서
천진한 어린 아이들처럼
웃고 또 웃는 강아지풀들
강아지풀들의 선한 웃음이
여름내 들판에 선한 마음들을 심고 있느니
들판의 상처를 부드럽게 쓰다듭고 있느니
가을 찬 바람이 몰아쳐
제 허리가 꺾일 때에도
바람이 장난치는 줄 알고
털북숭이 꼬리를 흔들며 좋아하는 강아지풀들
저 맑고 순수한 영혼 앞에서는
우리들도 결국은
순하고 착한 풀들이 될 수밖에 없느니
이 땅에 천사로 온 풀들이 만들어 가는
선하디 선한 세상
참으로 눈부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