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펄 - 박영택
바다는 멀찌감치 도망치고 없었다
가기도 전에 개펄은 없어진 채
비릿한 소문이 무성한 갈대숲만 남겨 놓고
먼 시베리아의 철새처럼 가 버렸다
그렇다, 짜디짠 맛은 개펄에 두고 간다
쉽게 몸이 졸아들어 아득해질 줄 알았다면
오지 말 것을
하늘은 잠자리 날개에 얹혀 졸음을 쫓고 있다
물때 이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게 후빈다
바다의 뼛속에 깊이 박힌 새들의 노래는 즐비하다
세월은 푸른 흔적만 질펀히 누워 있을 뿐
농게 한 마리 건너섬의 안부가 궁금한지
소금냄새를 핥으며 지나간다
쓸쓸함이 우수수 쏟아져 바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