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덕이 묘 앞에서 - 임승천
지천이다
풀꽃 환한 세상
푸름 속에 누워 바라보는 마음
소리 속에 듣는
그 날의 웅성거림
화려한 시선 뒤로 꽂치는 한 점
온몸 던질 수 있는 마지막
찰라의 소리
돌아나온 물굽이 따라 떠도는 마음
꽃핀 나날의 화려한 나들이
말없는 산자락 홀로 누운 바우덕이
금방 튀어나와 하늘을 날 것 같은
칠월 어느 여름 날
앞 다투어 핀 풀꽃의 의미
문득 멈춘 바우덕이 묘 앞에서
시간은 소리 없이 흐르고 말이 없다
-『신문예』 2007.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