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었어요 어머니 - 김동하
봄 햇살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꽃이 피었어요 어머니
멀리서 바라만 봐도 어여쁜 복사꽃
산등성이 하얗게 분칠을 한 살구꽃이
너무 아름다와요
저기 가로수를 보아요
터져 버릴 것 같던 꽃잎들이 벌써
한잎 두잎 날아 가고 있어요
벚꽃 잎 바람에 나풀거리면
어머닌 나비 같다 하셨잖아요
나비를 잡아 보아요
하얀 나비 떼를 지어 날아 가는데,
손 흔들면 다가와 꽃 단장을 해 주는데
어머니 아직 주무시나요
봄 꽃으로 가셨으니
봄 꽃으로 이젠 오셔요 어머니 어머니......
열병처럼 번져 오르는 그리움
얇은 반팔 티셔츠가 더
어울릴 것 같은 날에도 나는
두꺼운 외투를 벗지 못했습니다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