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지역 - 배한봉
습기찬 바람 속에 나는 서 있다
욕망과 어리석음으로 뒤엉킨,
곧 무너질 듯 위태로운 다리 위에 나는 서 있다
눈 뜨면 안개 뿐인 이곳을
사람들은 희망을 노래하며 건너갔다
절망하면 불안 때문에 발을 헛딛게 되니까
산다는 것은 안개와 같으니까
가끔씩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싸움과 슬픔에 지친 마음들끼리 술 마시면서
주먹을 펴면 차가운 바람들만 스칠 뿐인 이곳을
나도 이제 희망을 노래하며 지나가려 한다
세계는 슬몃 태양을 밀어올리고
갓 깨어난 새들이 날아오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