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 가는 길 - 박라연
아무리 몸을 뒤져도
극락전이 없다
靈龜庵(령귀암) 극락전에 엎드려서
빛의, 大洋의, 나무 뿌리의 해탈,
그 찰나를 가져가기 위해
피리 속에 감췄는데
숨 끊어지기 직전의 호흡까지 바쳐
불고 또 불었는데
무릎에 등에 심장에
그 소리 문신해 두었는데
호주머니가 텅 비었다
다시 극락전에 이르러
그 피리 소리가 생명체가 될 때까지
수백 년 수령의 상수리나무와
눈이 마주칠 때까지
그가 앉았던 자리에
사람의 나무가 우뚝 솟아오를 때까지
머문다 해도
극락전의 열쇠는 안 보일 것이다
열쇠는 만들어진 적이 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