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 이효녕
이 가을에는 더 사랑하게 하소서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흘러간 세월
푸른 하늘로 흐르는 하얀 구름떠서
깨끗한 마음이 되게 하얗게 물들여 주소서
노랗게 단장했던 은행잎 떨어지면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길이게 해주시고
살 섞듯 흔들리다 떨어지는 낙엽이라면
먼 나라 동화 속의 정다운 이야기처럼
추억의 이름을 모두 넉넉하게 새겨
열정의 사랑으로 아름답게 물들여 주소서
이 가을에는 더 사랑하게 하소서
아직 다 채우지 못한 빈 그림자 보이면
용서하는 마음으로 사랑 채워 주시고
넓은 마당 한 귀퉁이 국화꽃이 피면
사랑의 향기로 물든 그리움이게 하소서
잔잔한 가슴 골짜기에 푸른 강변의 갈대
외로움으로 흔들리면 고독한 영혼 보듬어
사랑을 부르는 손짓이게 하소서
상처입어 기다림의 나무가 된 사랑이라면
참된 아픔도 마음 속 밀어로 만들어
별로 타오르는 기도소리로 남겨주고
마음 속에 슬픔이 넘치면 귀뚜라미로 울어
사랑의 고뇌를 흩어놓는 종소리이게 하소서
이 가을에는 연인들에게
더 사랑하는 가을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