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에 뚫린 구멍을 보면 - 정현종
담에 뚫린 구멍을 보면 內心
여간 신나는 게 아니다
다람쥐나 대개 아이들 짓인
그리로 나는 아주 에로틱한
눈길을 보내며 혼자
웃는다 득의양양
담이나 철책 같은 데 뚫린
구멍은 참 別味가 아닐 수 없다
다람쥐가 뚫은 구멍이든
아이들이 뚫은 구멍이든
그 구멍으로는 참으로 구원과도 같은
法悅이 드나들고 神法조차도 도무지
마땅찮은 공기가 드나든다!
오호라
나는 모든 담에 구멍을 뚫으리라
다람쥐와 더불어
아이들과 더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