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로 - 김홍성(1954~ )
네팔에서는 람로가 좋다는 말이다
굶주려도 람로
헐벗어도 람로
박하사탕만 하나 줘도
람로 람로
흰 산봉우리 바라보며
람로 람로
그러니까 이렇게 못살지라고 욕해도
람로 람로
누가 더 잘 사는가
잘 생각해 보라고
람로 람로
지구는 인간의 '필요'를 위해서는 넉넉한 곳이지만 인간의 '탐욕' 앞에서는 궁핍한 곳이라고 말한 이는 간디였다. 필요한 것만 갖는 것, 그것이 무소유라고 말한 이는 법정 스님이었다.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 시스템이 제공하는 풍요와 편리에 길든 우리들이 보기에 네팔 사람들은 문명 이전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더 행복하다. 그들의 행복은 물질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우리보다 앞서 가 있는 것이다. 람로, 람로.
<이문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