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마 데바 와두다
5. 궁극의 사건
<깨달음이란 우연한 사건과 같다. 많은 일을 하고 준비한 자한테만이 우연한 사건은 정말로 우연히 일어난다>
치요노는 수행을 결심하고 이곳 저곳 수도원을 찾아갔다. 그러나 찾아가는 곳마다, 위대하다는 스승들조차도 죄다 그녀를 거절하는 거였다. 그녀가 너무 예뻐서 수도사들이 정신을 홀려 모든 걸, 신조차 잊게 될까봐서였다. 도무지 방도가 없게 된 그녀는 자신의 그 예쁜 얼굴을 불로 지지고 하여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한 스승을 찾아갔다. 그 스승은 치요노가 남잔지 여잔지도 알아보지 못했었다. 그녀는 비로소 제자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치요노는 이미 상당한 준비가 되어 있었고, 탐구도 매우 진지한 것이었다. 그녀는 저 "궁극의 사건"을 체험할 만하였다. 30, 40년을 꾸준히 수행하고 명상해 온 그녀였다. 그런 어느 날 밤... 치요노는 우물가로 나가 물을 긷고 있었다. 두레박으로 물통에 가득 물을 퍼담아갔다. 물통을 막 잡아 들던 그녀는 깜짝 놀랐다. 물 위에 비친 달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물통을 끌어 안고 걸어 가면서도 그녀는 물 위에 비친 보름달에서 잠시도 눈길을 뗄 줄 몰랐다. 그런데 갑자기 대나무로 만들어진 물통의 밑바닥이 부서지면서 물통이 깨지고 말았다. 물은 죄다 쏟아져 내렸고, 그렇게 아름답던 달도 사라지고 없었다. 아하, 문득 깨달은 그녀.
이리저리
물통만 붙들고 있으려 했었지,
약한 대나무 물통이
부서질 리 없겠지 하면서.
한데 갑자기 밑바닥이 빠지네.
물도 없고
물 위에 달도 없어라
텅 빈 내 손.
깨달음은 우연한 사건과 같다. 그러나 오해 말기를. 그러므로 그걸 위해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아무것도 않는다면 그 우연한 사건이 일어날 턱이 없으니. 많은 일을 하고 준비한 자한테만이 우연한 사건은 정말 우연히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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