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7,759 추천 수 14 댓글 0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081216221447&Section=04
바다로 가는 강물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면서 자신을 잃지 않고 지켜 나간다는 것은 퍽 어려운 일입니다. 옛말에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살피면 이웃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 맑다는 말은 때 묻지 않고 물들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때 묻지 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면서 살 수밖에 없는 삶은 결국 그 주위에 이웃이 모이지 않는 삶이 되고 만다는 데 딜레마가 있습니다.
부처도 중생 속에 있을 때 진정한 부처라 했습니다.
남과 어울리지 않으면서 자신을 지킨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여럿 속에 있을 때도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자아야말로 진정으로 튼튼한 자아라 할 수 있습니다.
바다에 이르는 강물의 모습을 보세요. 맨 처음 강물은 산골짝 맑은 이슬방울에서 시작합니다. 깨끗한 물들과 만나면서 맑은 마음으로 먼 길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차츰차츰 폭이 넓어지고 물이 불어나면서 깨끗하지 않은 물과도 섞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상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면서는 더욱 심했을 것입니다.
더럽혀질 대로 더러워진 물이나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물, 썩은 물들이 섞여 들어오는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강물은 흐름을 멈추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먼 곳을 향해 나아갑니다.
강의 생명력은 매순간마다 스스로 거듭 새로워지며 먼 곳까지 멈추지 않고 가는 데 있습니다. 가면서 맑아지는 것입니다. 더러운 물보다 훨씬 더 많은 새로운 물을 받아들이며 스스로 생명을 지켜 나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자정 작용이라 합니다. 그리하여 끝내 먼 바다에 이르는 것입니다. 비록 티 하나 없는 모습으로 바다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몸부림쳐 온 모습으로 바다 앞에 서는 것입니다.
바다를 향해 첫걸음을 뗄 때만큼 맑지는 못하더라도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진 모습으로 바다에 이르는 것입니다. 사람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섞여 흘러가면서도 제 자신의 본 모습을 잃지 않는 삶의 자세. 우리도 그런 삶의 자세를 바다로 가는 강물에서 배우는 것입니다.
바다로 가는 강물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면서 자신을 잃지 않고 지켜 나간다는 것은 퍽 어려운 일입니다. 옛말에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살피면 이웃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 맑다는 말은 때 묻지 않고 물들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때 묻지 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면서 살 수밖에 없는 삶은 결국 그 주위에 이웃이 모이지 않는 삶이 되고 만다는 데 딜레마가 있습니다.
부처도 중생 속에 있을 때 진정한 부처라 했습니다.
남과 어울리지 않으면서 자신을 지킨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여럿 속에 있을 때도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자아야말로 진정으로 튼튼한 자아라 할 수 있습니다.
바다에 이르는 강물의 모습을 보세요. 맨 처음 강물은 산골짝 맑은 이슬방울에서 시작합니다. 깨끗한 물들과 만나면서 맑은 마음으로 먼 길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차츰차츰 폭이 넓어지고 물이 불어나면서 깨끗하지 않은 물과도 섞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상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면서는 더욱 심했을 것입니다.
더럽혀질 대로 더러워진 물이나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물, 썩은 물들이 섞여 들어오는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강물은 흐름을 멈추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먼 곳을 향해 나아갑니다.
강의 생명력은 매순간마다 스스로 거듭 새로워지며 먼 곳까지 멈추지 않고 가는 데 있습니다. 가면서 맑아지는 것입니다. 더러운 물보다 훨씬 더 많은 새로운 물을 받아들이며 스스로 생명을 지켜 나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자정 작용이라 합니다. 그리하여 끝내 먼 바다에 이르는 것입니다. 비록 티 하나 없는 모습으로 바다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몸부림쳐 온 모습으로 바다 앞에 서는 것입니다.
바다를 향해 첫걸음을 뗄 때만큼 맑지는 못하더라도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진 모습으로 바다에 이르는 것입니다. 사람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섞여 흘러가면서도 제 자신의 본 모습을 잃지 않는 삶의 자세. 우리도 그런 삶의 자세를 바다로 가는 강물에서 배우는 것입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 風文 | 22,765 | 2023.02.04 |
3160 | Love is... | 風磬 | 18,956 | 2006.02.05 |
3159 | 동시상영관에서의 한때 - 황병승 | 윤영환 | 15,809 | 2006.09.02 |
3158 | 136명에서 142명쯤 - 김중혁 | 윤영환 | 19,071 | 2006.09.02 |
3157 | 고통은 과감히 맞서서 해결하라 - 헤르만 헷세 | 風磬 | 11,823 | 2006.11.02 |
3156 | 어느 한 가로수의 독백 - 우종영 | 風磬 | 9,960 | 2006.11.21 |
3155 | 외로운 노인 - A. 슈티코프 | 風磬 | 10,831 | 2006.11.21 |
3154 |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 유안진 | 風磬 | 8,933 | 2006.12.01 |
3153 | 국화(Chrysanthemum) | 호단 | 9,744 | 2006.12.19 |
3152 | 세상을 보게 해주는 창문 | 호단 | 7,696 | 2007.01.09 |
3151 | 석류(Pomegranate) | 호단 | 6,456 | 2007.01.09 |
3150 | 세상에서 가장 슬픈건.. | 風磬 | 10,613 | 2007.01.19 |
3149 | 연암 박지원의 황금에 대한 생각 | 바람의종 | 8,903 | 2007.02.01 |
3148 | 방 안에 서있는 물고기 한 마리- 마그리트 ‘낯설게 하기’ | 바람의종 | 15,986 | 2007.02.08 |
3147 |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 루쉰, 사실은 의사 지망생이었다? | 바람의종 | 11,825 | 2007.02.28 |
3146 | 불을 켜면 사라지는 꿈과 이상, 김수영 「구슬픈 肉體」 | 바람의종 | 11,770 | 2007.03.09 |
3145 | 나그네 | 바람의종 | 8,752 | 2007.03.09 |
3144 | 어머니의 사재기 | 바람의종 | 7,105 | 2007.04.13 |
3143 | 맑고 좋은 생각으로 여는 하루 | 바람의종 | 7,159 | 2007.06.05 |
3142 | 스스로 자기를 아프게 하지 말라 | 바람의종 | 7,053 | 2007.06.07 |
3141 | 행복과 불행은 쌍둥이 형제라고? | 바람의종 | 23,026 | 2007.08.09 |
3140 | ‘옵아트’ 앞에서 인간은 천진난만한 아이가 된다! | 바람의종 | 47,350 | 2007.08.15 |
3139 |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 맹자의 왕도정치를 통해! | 바람의종 | 13,742 | 2007.08.30 |
3138 | 안중근은 의사(義士)인가, 테러리스트인가? | 바람의종 | 15,796 | 2007.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