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11,921 추천 수 15 댓글 0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 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 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 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언덕 위에 있는 나무들, 산 위에 있는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그 뒤로 광활한 하늘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는 거기서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을 봅니다. 솟대가 빽빽한 건물에 가려 있으면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솟대의 뒤에는 빈 하늘이 배경이 되어 있어야 솟대다워 보입니다. 그래야 솟대의 아름다운 멋이 살아납니다.
화폭을 유화물감으로 빈틈없이 채우기보다 여백으로 그냥 남겨두는 한국화가 저는 좋습니다. 조각품도 작품 주위에 빈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작품의 맛이 제대로 살아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을 네거티브 스페이스라고 합니다.
사람도 살아가는 동안 여기저기 여백을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하루의 일정 중에 단 한 시간도 여백이 있는 시간이 없다면 우리는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루 생활 중에도 여백의 시간이 있어야 하고 일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정신적인 여백을 가져야 합니다.
아니 어디 한 군데쯤 비어 있는 것도 좋습니다. 완벽해 보이기보다 어딘가 허술한 구석이 있어 보이는 사람이 더 인간답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며 사는 것도 정신적인 여백, 정신적인 여유를 더 많이 갖고자 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여백을 여러분의 배경으로 삼아보세요. 그리로 바람 한 줄기 지나가게 해 보세요.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 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 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 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언덕 위에 있는 나무들, 산 위에 있는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그 뒤로 광활한 하늘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는 거기서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을 봅니다. 솟대가 빽빽한 건물에 가려 있으면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솟대의 뒤에는 빈 하늘이 배경이 되어 있어야 솟대다워 보입니다. 그래야 솟대의 아름다운 멋이 살아납니다.
화폭을 유화물감으로 빈틈없이 채우기보다 여백으로 그냥 남겨두는 한국화가 저는 좋습니다. 조각품도 작품 주위에 빈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작품의 맛이 제대로 살아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을 네거티브 스페이스라고 합니다.
사람도 살아가는 동안 여기저기 여백을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하루의 일정 중에 단 한 시간도 여백이 있는 시간이 없다면 우리는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루 생활 중에도 여백의 시간이 있어야 하고 일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정신적인 여백을 가져야 합니다.
아니 어디 한 군데쯤 비어 있는 것도 좋습니다. 완벽해 보이기보다 어딘가 허술한 구석이 있어 보이는 사람이 더 인간답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며 사는 것도 정신적인 여백, 정신적인 여유를 더 많이 갖고자 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여백을 여러분의 배경으로 삼아보세요. 그리로 바람 한 줄기 지나가게 해 보세요.
도종환/시인 |
공지 | isGranted() && $use_category_update" class="cate"> |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 風文 | 2023.02.04 |
風文
Nov 08 2024
風文
Nov 08 2024
風文
Nov 08 2024
風文
Nov 06 2024
風文
Nov 04 2024
風文
Nov 04 2024
風文
Nov 01 2024
風文
Nov 01 2024
風文
Oct 30 2024
風文
Oct 28 2024
風文
Oct 25 2024
風文
Oct 25 2024
風文
Oct 24 2024
風文
Oct 24 2024
風文
Oct 23 2024
風文
Oct 22 2024
風文
Oct 22 2024
風文
Oct 21 2024
風文
Oct 21 2024
風文
Oct 18 2024
風文
Oct 18 2024
風文
Oct 17 2024
風文
Oct 17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