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11,181 추천 수 28 댓글 0
희망의 바깥은 없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낡은 것들 속에서
싹튼다 얼고 시들어서 흙빛이 된 겨울 이파리
속에서 씀바귀 새 잎은 자란다
희망도 그렇게 쓰디쓴 향으로
제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지금
인간의 얼굴을 한 희망은 온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싸운
곪은 상처 그 밑에서 새 살이 돋는 것처럼
희망은 스스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난다
안에서 절망을 끌어안고 뒹굴어라
희망의 바깥은 없다
「희망의 바깥은 없다」라는 제 시입니다.
김수영시인은 희망은 예기치 않는 순간에 온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않는 순간에 오는 희망도 우연히 오는 것은 아닙니다. 안에서 절망을 끌어안고 뒹굴어야 옵니다.
구원이 밖에서 온다고 믿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밖만 쳐다보고 있으면 구원은 오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싸운 자에게만 옵니다. 새살은 상처의 밑에서 솟습니다. 희망도 내부에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나는 것입니다.
밖에서 찾지 말고 안에서 만들어 가야 합니다. 희망의 바깥은 없습니다.
도종환/시인 |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 風文 | 22,589 | 2023.02.04 |
3160 | Love is... | 風磬 | 18,955 | 2006.02.05 |
3159 | 동시상영관에서의 한때 - 황병승 | 윤영환 | 15,804 | 2006.09.02 |
3158 | 136명에서 142명쯤 - 김중혁 | 윤영환 | 19,067 | 2006.09.02 |
3157 | 고통은 과감히 맞서서 해결하라 - 헤르만 헷세 | 風磬 | 11,815 | 2006.11.02 |
3156 | 어느 한 가로수의 독백 - 우종영 | 風磬 | 9,950 | 2006.11.21 |
3155 | 외로운 노인 - A. 슈티코프 | 風磬 | 10,826 | 2006.11.21 |
3154 |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 유안진 | 風磬 | 8,925 | 2006.12.01 |
3153 | 국화(Chrysanthemum) | 호단 | 9,740 | 2006.12.19 |
3152 | 세상을 보게 해주는 창문 | 호단 | 7,662 | 2007.01.09 |
3151 | 석류(Pomegranate) | 호단 | 6,452 | 2007.01.09 |
3150 | 세상에서 가장 슬픈건.. | 風磬 | 10,613 | 2007.01.19 |
3149 | 연암 박지원의 황금에 대한 생각 | 바람의종 | 8,903 | 2007.02.01 |
3148 | 방 안에 서있는 물고기 한 마리- 마그리트 ‘낯설게 하기’ | 바람의종 | 15,982 | 2007.02.08 |
3147 |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 루쉰, 사실은 의사 지망생이었다? | 바람의종 | 11,815 | 2007.02.28 |
3146 | 불을 켜면 사라지는 꿈과 이상, 김수영 「구슬픈 肉體」 | 바람의종 | 11,770 | 2007.03.09 |
3145 | 나그네 | 바람의종 | 8,748 | 2007.03.09 |
3144 | 어머니의 사재기 | 바람의종 | 7,105 | 2007.04.13 |
3143 | 맑고 좋은 생각으로 여는 하루 | 바람의종 | 7,159 | 2007.06.05 |
3142 | 스스로 자기를 아프게 하지 말라 | 바람의종 | 7,050 | 2007.06.07 |
3141 | 행복과 불행은 쌍둥이 형제라고? | 바람의종 | 23,017 | 2007.08.09 |
3140 | ‘옵아트’ 앞에서 인간은 천진난만한 아이가 된다! | 바람의종 | 47,338 | 2007.08.15 |
3139 |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 맹자의 왕도정치를 통해! | 바람의종 | 13,741 | 2007.08.30 |
3138 | 안중근은 의사(義士)인가, 테러리스트인가? | 바람의종 | 15,791 | 2007.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