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다, 공부 하다, 공부를 하다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 아이’에서 ‘공부하고’는 붙여 써야 한다. ‘어려운 공부 하느라 낑낑대는 아이’에서 ‘공부 하느라’는 띄어 써야 한다. 같은 ‘공부-하다’인데 왜 띄어쓰기가 달라질까. ‘힘들게’는 부사어이고 ‘어려운’은 관형어이기 때문이다. 부사어는 용언(동사, 형용사)을 수식하는 문장성분이다. 따라서 ‘신나게 놀다, 밖으로 나가다, 매우 많다’에서 보듯이 부사어 뒤에는 용언이 나와야 한다. 반면에 관형어는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을 수식하는 문장성분이다. 따라서 ‘신나는 놀이, 우리의 소원, 새 책’에서 보듯이 관형어 뒤에는 체언이 나와야 한다.
이제 ‘어려운 공부 하다’와 같이 띄어 써야 하는 까닭을 알 수 있다. ‘공부’는 체언이지만 ‘공부하다’는 용언이다. 따라서 ‘공부하다’를 붙여 쓰면 관형어 뒤에는 체언이 나와야 한다는 문법 규칙에 어긋나게 된다. ‘공부 하다’와 같이 띄어 씀으로써 ‘어려운’이 ‘공부’만 수식할 수 있게 해 줘야 하는 것이다.
그럼, ‘어려운’이 관형어인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용언의 어간에 붙어 문장에서 관형어 구실을 하게 만드는 어미를 ‘관형사형어미’라고 한다. ‘어려운’은 ‘어렵-+-은’으로 분석되는데, 여기서 ‘-은’이 바로 관형사형어미다. 관형어로 만들어 주는 관형사형어미는 시점에 따라서 ‘-ㄴ/-은’(지나간 날/갓잡은 생선), ‘-던’(즐거웠던 시절), ‘-는’(도망치는 사람), ‘-ㄹ/-을’(다가올 통일/먹을 음식) 등이 있다.
사실 ‘공부를 하다’와 같이 쓰면 앞에 무슨 말이 오든 띄어쓰기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힘들게 공부를 하다’에서 ‘힘들게’는 용언 ‘하다’를 수식하고, ‘어려운 공부를 하다’에서 ‘어려운’은 체언 ‘공부’를 수식하기 때문이다.
이대성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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