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이태리?
리우올림픽 개막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시간으로 8월 6일 오전 8시부터 시작하는 리우올림픽 개막식에는 206개국에서 온 선수들이 자국의 국기를 앞세우고 입장을 하게 되는데, 국가 이름 중에는 바뀐 이름들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2008년 러시아와 외교 관계를 단절하기로 선언한 ‘그루지야’는 국가의 대외적 명칭을 영어식 표기로 바꿈에 따라 국가 이름이 ‘조지아’로 바뀌었다. 또한 우리에게 ‘대만’으로 익숙한 ‘타이완’은 올림픽 개막식 입장 때 ‘타이완’의 이름으로 입장할 수 없고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의 이름으로 입장해야 한다. 중국이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대만은 자동 탈퇴하게 되었고 이후 ‘타이완’은 올림픽대회나 국제기구에 참가할 때 독자적인 국호를 쓰지 못하게 되어 국가 명칭을 ‘차이니스 타이베이’로 쓰게 된 것이다.
하지만 국제기구 행사 이외의 경우에는 ‘타이완’이라는 국가명을 사용하는데,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타이완’으로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며, 한국 한자음으로 읽는 관용을 허용한다는 조항에 따라 ‘대만’으로 쓰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국가명의 경우 한자를 가지고 외국어의 음을 나타낸 말인 음역어(音譯語)를 사용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이탈리아’를 ‘이태리(伊太利)’, 프랑스를 ‘불란서(佛蘭西)’, ‘스페인’을 ‘서반아(西班牙)’, ‘네덜란드’를 ‘화란(和蘭)’이라는 음역어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음역어는 로마자를 모를 때에 쓰던 표기 방법이기 때문에 요즘에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쓴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