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999 추천 수 0 댓글 0
‘옥상’의 ‘일광욕 의자’
여름 하면 떠오르는 장면 가운데 하나는 긴 의자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이다. 필자는 그 의자를 무어라 부르는지 궁금했었는데, 최근 그 이름이 ‘선베드’라는 것을 알았다. 여름 휴가철 용어로 이와 같이 낯선 외래어는 또 있다. ‘풀빌라’는 전용 수영장이 딸린 숙박업소, ‘루프톱’은 야외 카페 등이 있는 건물 옥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역시 필자에게는 생소한 말들이다.
가뜩이나 무더운 여름, 이런 외래어들은 뭔가 거추장스러운 옷 같다는 느낌이다. 다행히 최근 국립국어원은 이 세 가지 여름 휴가철 용어를 쉬운 말로 바꾸어 선보였다. ‘선베드’는 ‘일광욕 의자’, ‘풀빌라’는 ‘(전용) 수영장 빌라’, ‘루프톱’은 ‘옥상’으로 다듬은 것이다. 그 말들로 대화를 한번 꾸며 보았다.
“김 대리, 이번 여름휴가 어디로 가나?”
“네, 저는 가족끼리 전용 수영장 빌라(←풀빌라)에 가 보려고요. 과장님은요?”
“아, 나는 어디 가까운 빌딩 옥상(←루프톱)에 가서 일광욕 의자(←선베드)에 누워서 잠이나 푹 잘 거야.”
이렇게 쉬운 말을 쓰면 시원스럽게 뜻이 통하지 않는가? 괄호 속의 ‘풀빌라, 루프톱, 선베드’의 낯선 말보다는 ‘전용 수영장 빌라, 옥상, 일광욕 의자’가 가볍고 편한 느낌이다. 이번 여름휴가에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재충전하면서 이 말들도 한번쯤 생각해 보자.
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과 교수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73,200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19,646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33,810 | 2006.09.09 |
3626 | 성씨(姓氏)의 장단음 | 風文 | 290 | 2024.11.08 |
3625 | 흙밥과 흙수저 | 風文 | 372 | 2024.11.08 |
3624 | 불규칙용언 (2) -시옷불규칙용언, 디귿불규칙용언 | 風文 | 261 | 2024.11.06 |
3623 | 외래어의 받침 | 風文 | 226 | 2024.11.06 |
3622 | 손글씨 | 風文 | 229 | 2024.11.04 |
3621 | 불규칙용언 (1) | 風文 | 254 | 2024.11.04 |
3620 | 받침과 대표음 | 風文 | 246 | 2024.11.01 |
3619 | 간식(間食)의 순화어 | 風文 | 220 | 2024.11.01 |
3618 | 모음조화 | 風文 | 221 | 2024.10.28 |
3617 | 관용구와 속담 | 風文 | 332 | 2024.10.28 |
3616 | 고급지다 | 風文 | 271 | 2024.10.25 |
3615 | 고유명사의 띄어쓰기 | 風文 | 362 | 2024.10.25 |
3614 | 단위명사 | 風文 | 787 | 2024.10.24 |
3613 | 혼밥과 혼술 | 風文 | 789 | 2024.10.24 |
3612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4) | 風文 | 842 | 2024.10.23 |
3611 | ‘김밥’의 발음, 어떻게 할 것인가 | 風文 | 750 | 2024.10.23 |
3610 | 웃프다 | 風文 | 293 | 2024.10.22 |
3609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3) | 風文 | 325 | 2024.10.22 |
3608 | 아저씨 | 風文 | 287 | 2024.10.21 |
3607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2) | 風文 | 436 | 2024.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