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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 플립
미국의 메이저리그 개막을 앞두고 우리나라 출신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내 언론의 경우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등장하는 야구 용어로 ‘배트 플립(bat flip)’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타자가 홈런을 치고 나서 배트를 내던지는 행위를 가리킨다. 배트를 들고 뛸 수는 없으므로 손에서 놓는 것은 당연한데, 이를 집어던지는 식으로 하기에 논란이 되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를 상대 투수를 조롱하는 비신사적 행위라 하여 금기시한다고 한다. 이 낯선 야구 문화에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적응할지 관심사가 되었고, 그 덕에 ‘배트 플립’이라는 용어도 덩달아 언론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국내 야구팬들은 이를 ‘빠던’으로 부른다고 한다. ‘빠따 던지기’의 준말로서 ‘배트’의 일본식 외래어 ‘빠따’와 ‘던지기’의 첫 음절을 따서 만든 말이다.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이 용어는 2014년에 등장하였다. 당시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들이 홈런을 친 직후 배트를 던지는 행위가 미국 언론의 관심을 끌었는데, 이를 다시 국내 언론에서 뉴스거리로 다루면서 ‘빠던’을 비롯해 ‘배트 플립’, ‘배트 던지기’ 등의 용어가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던 것이다.
‘배트 플립’이든 ‘빠던’이든 정식 용어로는 부적합해 보인다. ‘배트 플립’은 낯선 외국어여서 어렵게 느껴지고, ‘빠던’은 속된 느낌이 강하다. 이 말들보다는 ‘배트 던지기’가 훨씬 쉽고 품격이 있다. ‘빠던’은 정식 용어로 잘 쓰이지 않으므로 차치하더라도, ‘배트 플립’과 ‘배트 던지기’는 언론 보도에 비슷하게 나타난다. 언론사에서 이왕이면 더 쉽고 바람직한 표현인 ‘배트 던지기’로 통일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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