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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의 운명
4ㆍ13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각 당이 공천 심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컷오프’라는 용어가 뉴스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원래 ‘컷오프(cutoff)’는 골프 등의 스포츠에서 사용되던 말로 ‘일정 성적 이하인 선수를 탈락시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게 하는 규칙’을 말한다. 보통 4라운드로 진행되는 프로골프 경기에서 2라운드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70여 명만 3라운드에 진출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탈락하게 되는데, 이를 ‘컷오프’라고 한다.
‘컷오프’는 최근 총선을 앞둔 각 당의 공천 심사에도 사용돼 ‘정당에서 현역의원을 평가해 하위에 속한 사람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제도’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컷오프’는 아직 표준국어대사전에 외래어로 등록되어 있지 않은 말이기 때문에 신문, 방송을 비롯한 공공언어에서는 ‘컷오프’라는 말 대신 우리말로 순화한 표현을 써야 한다.
국립국어원에서는 2002년 컷오프를 ‘탈락’으로 순화해 사용할 것을 권고했는데, 최근의 공천 심사에서 쓰이는 컷오프는 ‘공천 탈락’ 혹은 ‘공천 배제’ 등의 말로 순화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거와 관련해 또 자주 등장하는 말로 ‘매니페스토’가 있다. ‘매니페스토(manifesto)’는 ‘공직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선거 공약의 정책 목표와 실현 시기, 예산 확보 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말하는데, 역시 외래어로 등록되지 않은 말로서 ‘참공약’으로 순화해 사용해야 한다.
이외에도 ‘정책의 현실성을 외면하고 일반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는 정치행태’를 뜻하는 ‘포퓰리즘(populism)’은 ‘대중주의’ 혹은 ‘대중영합주의’로 순화해 사용해야 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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