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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배할 때 인사말
설날의 백미는 역시 세배다. 가족 간의 정과 웃음이 오가는 곳이 세배하는 자리다. 그런데 세배를 할 때도 언어 예절이 있다. 종종 세배를 드리겠다고 어른에게 “절 받으세요”, “앉으세요”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올바른 예절이 아니다. 가만히 서 있다가 어른이 자리에 앉으면 말없이 공손히 절을 하는 것이 옳다.
다만 나이 차가 많지 않은 어른인 경우에는 절 받기를 사양하는 경우가 있다. 절 받기를 사양하는 것도 일종의 예절이고, 절 받기를 권하는 것도 예절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절 받으세요”, “앉으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
절을 하면서, 또는 절한 후 곧바로 어른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세배할 때는 절하는 것 자체가 인사이기 때문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와 같은 인사말은 없어도 되고, 무엇보다도 어른에 앞서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그냥 공손히 절만 하고 어른의 덕담이 있기를 기다리는 것이 올바른 예법인 것이다.
세배 받는 어른은 절한 사람에게 덕담을 한다. “소원 성취하게”가 정형적인 덕담이라 할 만하고, 그 외 상대방 처지에 맞게 “건강하게 자라거라”, “올해 좋은 인연 만나야지”와 같이 적절히 덕담을 할 수 있다.
절을 한 사람도 어른의 덕담이 있은 뒤에 “올해에도 등산 많이 하세요”, “늘 재미있게 사세요”처럼 상대방 처지에 맞게 적절히 인사말을 한다.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인사말이 가능한데, 어떤 것이든 상대방의 행복을 바라는 진심이 담겨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세배 인사말이다.
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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