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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바루기] 상봉, 조우, 해후
아끼는 이들이 오랜 이별 뒤에 만나는 장면은 언제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남북 이산 가족이 만나는 기쁨은 그간 몇 차례 있었지만 북한의 도발로 더 이상 기회가 이어지지 못했다. 최근 강경 일변도였던 북한이 다시 대화 국면으로 돌아섰다. 위장 평화 공세일지라도 이산의 아픔을 생각하면 가족 상봉 등에 합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만남을 뜻하는 단어 중 자주 쓰는데도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지나가기 쉬운 상봉(相逢), 조우(遭遇), 해후(邂逅) 등에 대해 알아보자. 상봉은 ‘서로 만남’이란 뜻을 가지고 있어 셋 중 가장 폭넓게 쓸 수 있는 말이다. “이산 가족 상봉이 이루어졌다” “타향에서 고향 친구를 상봉했다” “그리던 임과 상봉해 회포를 풀 날은 언제일까”처럼 쓸 수 있다.
조우는 ‘우연히 맞닥뜨리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정찰 중 적과 조우해 전투가 벌어졌다”처럼 쓸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 10년 만에 반가운 조우를 했다”처럼 쓰는 것은 잘못이다. 이미 ‘내’가 온다는 것을 알고 달려온 것이어서 우연히 마주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해후를 쓸 수 있다. ‘해후’는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뜻밖에 다시 만남’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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