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전년도, 회계연도
“1만2768건. 지난 회계년도에 시 민원전화에 접수된 빈대 발생건수다. 이는 전년도 회계년도에 비해 16%나 증가한 수치다.” 최근 뉴욕의 빈대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 주는 이 보고 자료에 나오는 ‘년도’는 맞게 적은 걸까?
‘전년도’는 어법상 문제가 없지만 ‘회계년도’는 ‘회계연도’로 바루어야 한다. ‘年度’를 한글로 옮길 때 ‘년도’로 사용해야 할지, ‘연도’로 사용해야 할지 헷갈린다는 이가 많다.
“년도별 입국자 현황을 파악하라”에서 ‘년도별’은 ‘연도별’로 고쳐야 맞다. ‘녀·뇨·뉴·니’로 시작하는 한자음이 단어 첫머리에 올 때는 두음법칙에 따라 ‘여·요·유·이’로 표기한다. 단어의 첫머리가 아닌 경우엔 본음대로 적는다.
이 기준에 따라 ‘회계년도’로 표기하지 않고 ‘회계연도’로 적는 이유는 뭘까? 독립성 있는 단어에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두 개의 낱말이 결합해 합성어가 된 경우 뒤의 단어에도 두음법칙이 적용된다는 예외 규정 때문이다. ‘會計+年度’로 분석되므로 ‘회계연도’라고 한다. ‘전년도’의 경우 ‘前+年度’가 아니라 ‘前年+度’로 분석되는 구조이므로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전연도’로 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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