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바루기] 몸 달은
“내가 읽은 책은 정말 흥미로워. 너도 한번 읽어봐.” “내가 읽는 책은 정말 흥미로워. 너도 한번 읽어봐.” 이 두 예문을 구별 짓는 근본적인 차이는 무얼까. 시제다. 앞 문장은 과거를 나타내고 뒤 문장은 현재를 나타낸다. 예문에서 상이한 부분은 ‘읽은’과 ‘읽는’이므로 여기에서 그 차이가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말의 동사 어간(‘보다, 보니, 보고’의 ‘보-’처럼 활용할 때 변하지 않는 부분)에 ‘-은’이나 ‘-ㄴ’을 붙이면 과거시제의 관형사형을 만들 수 있다. 관형사형이란 ‘읽은 책, 읽는 책’처럼 뒤에 오는 명사, 대명사, 수사 등을 꾸밀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둘 중 ‘-은’은 ‘먹은’ ‘웃은’ ‘젖은’처럼 앞에 오는 어간이 자음일 때 쓰고, ‘-ㄴ’은 ‘(잠을) 잔, (총을) 쏜, (홈런을) 친’처럼 어간이 모음일 때 사용한다.
하지만 예외 없는 법칙은 없는 법. ‘이슬람 펀드 잡아라, 몸 달은 금융계’ ‘30년 살은 개’ ‘5㎝나 줄은 허리둘레’ 의 경우를 보자. ‘달은, 살은, 줄은’은 위 법칙에는 들어맞는다. 어간 ‘달-, 살-, 줄-’이 모두 자음으로 끝나고 어미가 ‘은’이니까. 그러나 이렇게 쓰면 맞춤법에 어긋난다. 어간이 ㄹ로 끝나는 경우는 ㄹ이 자음이지만 ‘-은’이 아니라 ‘-ㄴ’을 쓰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는 ‘몸 단 금융계’ ‘30년 산 개’ ‘5㎝나 준 허리둘레’라고 써야 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74,155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0,610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34,845 | 2006.09.09 |
3626 |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 바람의종 | 23,569 | 2007.07.24 |
3625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14,475 | 2007.08.31 |
3624 | 언어의 가짓수 | 바람의종 | 13,697 | 2007.09.26 |
3623 | 상일꾼·큰머슴 | 바람의종 | 13,453 | 2007.09.28 |
3622 | ‘기쁘다’와 ‘즐겁다’ | 바람의종 | 13,799 | 2007.09.29 |
3621 | 언어 분류 | 바람의종 | 14,120 | 2007.10.06 |
3620 | 떼부자 | 바람의종 | 12,445 | 2007.10.08 |
3619 | 단소리/쓴소리 | 바람의종 | 12,296 | 2007.10.09 |
3618 | ‘부럽다’의 방언형 | 바람의종 | 10,616 | 2007.10.11 |
3617 | ‘우거지붙이’ 말 | 바람의종 | 11,383 | 2007.10.13 |
3616 | 쉬다와 놀다 | 바람의종 | 10,833 | 2007.10.14 |
3615 | 방언은 모국어다 | 바람의종 | 9,527 | 2007.10.16 |
3614 | 청소년의 새말 | 바람의종 | 11,931 | 2007.10.17 |
3613 | 우리 | 바람의종 | 9,774 | 2007.10.18 |
3612 | 분루 | 바람의종 | 11,783 | 2007.10.19 |
3611 | 사투리와 토박이말 | 바람의종 | 10,848 | 2007.10.20 |
3610 | 경제성 | 바람의종 | 10,429 | 2007.10.21 |
3609 | 외국어와 새말 | 바람의종 | 10,900 | 2007.10.22 |
3608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10,701 | 2007.10.23 |
3607 | 정서적 의미 | 바람의종 | 10,476 | 2007.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