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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바루기] 가이없는 은혜
"어머니가 아이를 가진 열 달 동안은 일어서고 앉는 게 불편해 마치 무거운 짐을 진 것과 같다. 달이 차 아이를 낳을 때는 고통이 너무 심해 죽지 않을까 두려움에 휩싸인다. 낳은 뒤에는 쓴것은 삼키고 단것은 뱉어 먹이시며 안아 주고 업어 기르신다. 이토록 정성 들여 기르신 뒤에도 은혜로운 정이 끝나지 않는다." 불교 경전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의 일부분이다.
부모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깊은지를 설명할 때 '가이없는'이라는 말을 곧잘 쓴다. "자식을 낳고 키워 온 부모의 마음 바탕은 언제나 근심과 가이없는 희생이었음을, 자식은 부모가 돼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 "사막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아침밥을 먹고 다시 가이없는 지평선을 향해 출발했다"처럼 '끝이 없다'는 의미로 사용하지만 모두 '가없는'으로 고쳐야 한다.
'가이없다'를 분석해 보면 물가.냇가 등에서 쓰인 '가장자리'란 뜻의 '가'에 조사 '-이'와 형용사 '없다'가 붙은 말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하나의 단어로 굳어지면서 오늘날은 '-이'가 빠진 형태인 '가없다'를 표준어로 삼고 있다.
"추석 때 부모님이 알뜰살뜰 챙겨 주시는 농산물에는 자식들을 향한 가없는 사랑이 담겨 있어 오랫동안 고향에 대한 향수에 젖게 한다" "가없는 벌판에는 비바람과 가뭄에도 끝내 지치지 않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어 낸 벼들이 누렇게 익어 가고 있었다"와 같이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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