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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바루기]무더위, 불볕더위
곧 장마가 소멸되고 다음주에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고 한다. 습도와 온도가 매우 높아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를 '무더위'라고 한다. 일반적인 더위와 달리 물기가 많아 후덥지근하게 느껴지는 더위를 가리킨다.
'무더위'에서 '무'는 '물'이 다른 단어와 결합하면서 'ㄹ'이 탈락한 것으로, '무더위'는 '물더위'에서 온 말이다. '무서리'나 '무지개'도 이런 경우다. 물기가 많아 단단하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 '무르다'도 마찬가지다. '무-'가 들어간 단어는 이 밖에도 많다. 무살(물렁물렁하게 찐 살), 무자리논(물이 늘 고여 있는 논), 무자맥질(물속에서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 하는 것), 무레질(바닷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일) 등이 있다.
무더위 외에 '불볕더위'라는 말도 쓰인다. 습기가 많아 숨이 막히는 무더위와 달리 햇볕이 쨍쨍 내리쬐어 따가운 더위가 불볕더위이며, 줄여 '불더위'라고 한다. 불볕더위는 그늘 등 햇볕이 쬐지 않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면 상당히 줄어들지만, 무더위는 햇볕을 피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더위를 강조하기 위해 '불볕 무더위'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무더위와 불볕더위는 다른 개념이어서 둘을 합쳐 놓으면 어색하다. '무더위'는 끓는 물의 뜨거운 김을 쏘이는 듯한 더위를 뜻하는 '찜통더위'나 '가마솥더위'와 비슷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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