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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배부, 배포
#장면 1.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무료신문을 펼친 김씨. 거기엔 국정홍보처가 만든 책자가 끼워져 있었다. 언론통제라는 여론의 비판에도 취재 지원 선진화를 내세워 밀어붙이고 있는 기자실 통폐합과 관련된 홍보물이었다.
#장면 2. 금융 전문 인력 취업설명회가 열린 한 대학 강의실. 삼삼오오 강의실을 빠져나오는 학생들의 손에는 서류 봉투가 들려 있었다. 설명회를 개최한 금융회사 측에서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건네준 입사 지원서였다.
국정홍보처가 서울 시내에 뿌린 홍보 책자를 보고 있는 장면 1의 김씨와 취업설명회를 연 회사의 입사 원서를 들고 있는 장면 2의 학생들은 '배포'된 인쇄물을 받은 것일까, '배부'된 인쇄물을 받은 것일까.
'배포(配布)'는 신문.책자 등을 널리 나눠 주는 것으로 "중앙일보는 독일 월드컵 때 한국과 프랑스전 결과를 실은 호외를 발행해 거리응원을 한 시민들에게 배포했다"와 같이 사용한다. '배부(配付)'는 출판물.서류 등을 나눠 주는 것으로 "교육청은 출신 학교별로 합격 통지서를 배부했다"처럼 쓰인다.
둘 다 나눠 준다는 점에선 의미가 같지만 '배포'는 장면 1과 같이 한정돼 있지 않은 많은 사람에게 뿌리는 것이고, '배부'는 장면 2처럼 어느 정도 제한되거나 정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돌리는 것이란 점에서 차이가 난다. "사원들에게 사보를 배포했다" "행인들에게 광고 전단을 배부했다"고 하면 어색하다. 두 문장의 '배포'와 '배부'를 바꿔 써야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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