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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붙이다, 부치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품격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건물마다 난삽하게 매달린 간판을 정리하고 지저분한 현수막을 제거하거나 각종 표지판을 정비하는 등 지역 주민의 쾌적한 생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어떤 일을 작심하여 세차게 밀고 나가는 모양을 표현할 때 은유적으로 '걷어붙이다'란 말을 쓴다. 하지만 발음상의 이유인지 "옷 소매를 걷어부치는 버릇이 있어 금방 늘어나 버렸다" "회사를 살리고 사업장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사가 팔을 걷어부치기로 했다"처럼 '걷어부치다'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붙이다'는 '붙다'의 사동형으로 맞닿아 떨어지지 않게 한다는 기본 의미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걷어붙이다'의 경우 소매를 흘러내리지 않도록 단단히 접어 올린 모양을 묘사할 뿐만 아니라 주체의 마음가짐이나 자세까지 의미가 확장된 듯하다. '붙이다'와 '부치다' 중 어느 표현을 써야 할지 모호할 때는 '붙이다' 또는 '부치다'가 올 자리에 우선 '붙게 하다'는 말을 넣어보면 알 수 있다. 의미 전달이 되면 '붙이다'가 맞는 표현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엔 대개 '부치다'가 맞는 표현이다. 가령 '힘에 붙이다'는 떨어지지 않도록 무언가를 갖다 붙인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부치다'를 써야 한다. 편지.회의 등도 '보내다' '넘기어 맡기다'는 뜻이므로 '편지를 부치다' '안건을 회의에 부치다' 등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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