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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무르다, 버무리다
봄은 어디서 오는가. 꽁꽁 언 땅을 뚫고 나와 바람결에 몸을 비비며 싱그러움을 내뿜기 시작한 봄나물들은 그 비밀을 알까. 겨우내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고 피로를 덜어 주는 것으로 알려진 봄나물은 데치고 무치고 버무려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우리 밥상에 향긋한 봄을 전해 준다. 음식을 할 때 '여러 가지 재료를 한데 뒤섞다'는 뜻으로 '버무리다'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런데 사람마다 이를 활용하는 방법이 제각각이다.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은 돌나물.달래 등을 날로 버무르거나 냉이.두릅 등을 데쳐서 무쳐 먹을 때 좋다" "봄동으로 겉절이를 할 때는 소금에 절이지 말고 버물어야 더 맛있다"처럼 사용하고 있지만 모두 잘못 활용한 것이다.
'버무르다'나 '버물다'를 기본형으로 생각해 '버무르+거나' '버물+어야'처럼 쓰는 것으로 보이나 '버무리거나' '버무려야'라고 해야 어법에 맞다. '버무리다'만 표준어로 인정하기 때문에 "미나리에 생굴을 넣고 식초 양념에 버무려 먹으면 식욕을 되찾는 데 그만이다"와 같이 사용해야 한다.
'버무리다'의 피동사인 '버물리다'를 기본형으로 알고 "어머니가 달래전을 만들려고 송송 썬 달래에 새우살을 넣고 버물렸다"처럼 쓰는 사람도 있지만 동작의 주체가 직접 행동한 것이므로 '버무렸다'로 고쳐야 맞다.
'버무리다'에서 파생된 말로는 버무리(여러 가지를 한데 뒤섞어 만든 음식), 버무리떡(쌀가루에 콩.팥 등을 한데 섞어 찐 떡)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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