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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나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신영복 '처음처럼'>
'아하' '단비' '새날' 중 하나로 명칭이 정해질 뻔한 두산 소주의 신제품은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의 시 '처음처럼'에서 영감을 얻어 올해 초 이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온다. '처음처럼'은 출시 6개월 만에 소주 시장에서 마의 10%라는 점유율을 넘어서며 실질적인 업계 2위로 자리 잡았다. 송년회 등으로 술자리가 많은 요즘 진로 '참이슬'과 두산 '처음처럼'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처음처럼'이 알코올 도수를 20도로 낮춰 시장에 내놓으며 돌풍을 일으키자 진로는 이에 맞대응해 마지노선이라는 20도보다 낮은 19.8도의 '참이슬 후레쉬'를 내놓았다. '처음처럼'의 성공은 단순히 순한 맛이나 광고에만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처음처럼'이란 감성적인 우리말 이름이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한 영향이 커 보인다. 소비자는 본능적으로 노력이 적게 드는 두 음절 단어의 이름을 기억하려 한다는 기존 관념을 '처음처럼'이 허문 것도 이런 해석을 가능케 한다. '처음처럼'은 여러 군데 한글단체가 선정하는 올해 좋은 이름에 뽑히기도 했다. 아파트나 고층 건물, 각종 상품 등의 이름에 뜻도 알기 어려운 외국어가 판을 치는 요즘 짧지 않은 순 우리말 이름 '처음처럼'의 성공은 신선한 바람이다. 내년에도 이런 좋은 이름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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