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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2003년 아시아 지역에 확산됐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또다시 전북 일부 지역을 강타해 가금류 사육 농가가 큰 고통을 겪었다. 더불어 AI 발생 지역의 닭.오리들은 '살처분'이란 비극을 맞았다. AI뿐 아니라 광우병.구제역 등 각종 질병에 감염된 가축을 처리할 때 '살처분(殺處分)'이란 말을 많이 사용한다. "농림부는 AI가 발생한 농가의 반경 3㎞ 내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키로 결정했다"와 같이 전염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병에 걸린 가축들을 죽여서 묻거나 불에 태운다는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이 말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무슨 뜻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중국과 일본에서 쓰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개념이 잘 와 닿지 않는다. '살'과 '처분'으로 구성된 단어이긴 하나 그 구조 역시 우리말 어법엔 잘 안 맞는다. 사전에도 없는 '살처분'이란 말보다는 '도살 매립' '도살 소각' 등으로 풀어 쓰면 훨씬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한편 관계 당국인 농림부에선 '도살'이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잡아 죽인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살처분'이란 명칭을 '강제 폐기'로 변경하기로 하고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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