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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했다
"마지막 평가전에서 두 골을 멋지게 연출했다" "꼭짓점 댄스가 보태져 더욱 역동적인 응원전을 연출했다" "국내 증시가 속등세를 연출했다" "네티즌끼리 열띤 논쟁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등처럼 '연출했다'는 표현이 많이 쓰이고 있다.
'연출(演出)'이란 용어는 서구적 근대 연극이 도입된 신극(新劇) 초기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중국에서는 '도연(導演)'이라 한다. 각본을 바탕으로 여러 부분을 종합적으로 지도해 작품을 완성하는 일을 뜻한다. 의도된 행위에 고유한 의미가 있다. '연출했다'가 쓰이려면 최소한 극적인 감동을 주기라도 해야 한다.
따라서 축구에서처럼 극적인 승리를 일구어 내거나 꼭짓점 댄스로 응원을 펼치는 일 등에는 감동적이라는 점에서 '연출했다'가 쓰여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속등세를 연출했다" "논쟁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등에는 '연출'이 어울리지 않는다. 의도하거나 극적인 감동을 주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출했다'가 마구 쓰이는 것은 무언가 그럴 듯한 표현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옳은 표현인지 따져 보지도 않고 용례를 올려놓은 사전도 한몫하고 있다. 너도나도 쓰다 보니 고리타분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속등세를 보였다" "열띤 논쟁을 벌였다"가 적절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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