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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쬐다, 내리쬐다
4월의 산은 어디를 봐도 온통 꽃 잔치다. 실바람이라도 불면 하늘에선 꽃비가 내린다. 꽃향기의 유혹에 못 이겨 선남선녀들이 산으로, 들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내려쬐는' 따가운 햇볕은 조심해야 한다. '볕 따위가 세차게 아래로 비치다'는 뜻으로 '내려쬐다'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표준어가 아니다. '내리쬐다' 또는 '내리쪼이다'로 써야 한다.
'내리쬐다'는 부사 '내리'와 동사 '쬐다'가 합쳐진 말이다. '내리'는 "내리 짓밟다/내리 짓누르다/내리 닥쳤다"처럼 '위에서 아래로, 잇따라 계속, 사정없이 마구'라는 뜻이다. '쬐다'는 "햇볕이 잘 쬐는 남향집이다/햇볕을 쬐다, 모닥불을 쬐다"같이 '볕이 들어 비치다, 볕이나 불기운 따위를 몸에 받다'는 의미다. 따라서 '내려쬐다'가 아닌 '내리쬐다' 형태로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오후/봄볕이 꽤 따스하게 내리쬐고 있다" 처럼 쓰면 된다. '내리깔다, 내리꽂다, 내리까다, 내리갈기다, 내리긋다' 등도 마찬가지 형태다.
속담에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봄볕에 그을리면 보던 임도 몰라본다'는 말이 있다. 봄에 내리쬐는 햇볕은 가을볕보다 자외선이 강해 피부를 상하게 하니 주의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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