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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축빼기
연말 모임이 한창이다. 이맘때면 밤거리 범죄도 기승을 부린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거나 드러누운 사람을 부축하는 척하며 금품을 터는 소위 '아리랑치기'가 대표적이다. '아리랑치기'에 왜 하필이면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긴 '아리랑'이란 낱말이 들어갔는지는 정확히 알 길이 없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죄의식을 줄이기 위해 적당히 그렇게 불렀을 것이라 추측해 볼 뿐이다.
'아리랑치기'는 '아리랑'의 어감 때문에 범죄 용어로는 적당치 않다. 그래서 나온 것이 '부축빼기'다. 부축하는 척하면서 지갑을 빼낸다는 내용을 그대로 반영해 '부축빼기'란 말을 만들었다. 사전에 올라 있는 표준어다. 그러나 지나치게 설명조인 데다 퍽치기.날치기 등 '수법+치기' 형태로 이루어진 다른 용어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부축빼기'가 일반적으로 쓰이지는 못하고 있다. 경찰에서도 이보다 '취객치기'란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아리랑치기'는 어딘지 범죄를 미화하는 듯해 적절하지 않은 용어다. '부축빼기' 또는 '취객치기'로 바꾸어 쓰는 게 좋겠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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