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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욱, 발자국
장마도 주춤하고 삼복더위 속에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이맘때면 떠오르는 노래가 1960년대 키보이스가 부른 '해변으로 가요'다.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젊음이 넘치는 해변으로 가요/ 달콤한 사랑을 속삭여줘요…/ 불타는 그 입술 처음으로 느꼈네/ 사랑의 발자욱 끝없이 남기며….' 아름다운 노랫말과 신나는 리듬이 당장이라도 바다로 달려가고 싶게 만든다. 그러나 이 노래는 가사가 친숙한 만큼 '발자국'을 '발자욱'으로 잘못 쓰게 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사랑의 발자욱'에서 '발자욱'은 '발자국'의 잘못이다. '시적 허용'이라 말할지 모르나 잘못된 가사는 일반인으로 하여금 그것을 바른 표기로 받아들이게 한다. 친근함 때문이다. 노래 제목만 해도 '첫 발자욱' '하얀 발자욱' '슬픈 발자욱' 등 '발자욱'이 수없이 많다. 흔적을 뜻하는 '자욱' 자체가 '자국'의 잘못이다. '핏자욱'도 '핏자국'이 맞는 말이다. 노랫말도 가능하면 표준어를 써야 한다. '사랑의 발자욱'을 '사랑의 발자국'으로 바꿔도 맛이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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