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따가, 있다가
거리에 캐럴도 울리지 않는 썰렁한 성탄절도 지나고 올해도 종착점을 향해 총총히 달려가고 있다. 예년에 비해 활기가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참석해야 할 송년회 자리가 적지 않다. 몇 차례 시달리고 나면 술자리 약속을 일깨우는 친구의 '이따가 보자'란 전화가 반갑지만은 않을 수도 있겠다. '이따가'라는 단어는 '있다가'와 혼동하기 쉽다.
'이따가'는 '조금 지난 뒤에'라는 뜻의 부사다. 반면 '있다가'는 '있다'의 '있-'에 연결하는 데 쓰이는 연결어미 '-다가'가 붙어서 된 말로 '머무르다가, 존재하다가, 그 상태를 유지하다가' 등의 뜻을 지닌다. '이따가'는 단순히 뒤에 오는 동사를 꾸미는 역할을 하지만 '있다가'는 서술의 의미가 있다. 문맥을 살펴보아 단순히 '조금 지난 후에'라는 뜻이면 '이따가'를 쓰고, '있다'의 뜻이 살아 있는 경우면 '있다가'를 쓰면 된다.
예를 살펴 보자. '아무 말도 하지 마. 이따가 단둘이 있을 때 얘기하자.' '이따가 공원에 산책하러 갈까?' 이때는 '있다'의 뜻과는 상관없이 '조금 지난 뒤에' 단둘이 얘기하자거나 공원에 산책하러 가자는 것이므로 '이따가'로 쓰는 게 적절하다. '이따가'는 '이따'로 줄여 쓸 수도 있다. '가지 말고 여기에 있다가 단둘이 이야기하자' '술래는 눈 감고 1분 있다가 숨은 아이들을 찾아야 한다'의 경우는'(여기에) 있다/ (눈 감고) 있다'라는 서술의 의미가 있으므로 '있다가'를 써야 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78,860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5,130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39,516 | 2006.09.09 |
3626 | 성씨(姓氏)의 장단음 | 風文 | 773 | 2024.11.08 |
3625 | 흙밥과 흙수저 | 風文 | 793 | 2024.11.08 |
3624 | 불규칙용언 (2) -시옷불규칙용언, 디귿불규칙용언 | 風文 | 691 | 2024.11.06 |
3623 | 외래어의 받침 | 風文 | 608 | 2024.11.06 |
3622 | 손글씨 | 風文 | 633 | 2024.11.04 |
3621 | 불규칙용언 (1) | 風文 | 744 | 2024.11.04 |
3620 | 받침과 대표음 | 風文 | 675 | 2024.11.01 |
3619 | 간식(間食)의 순화어 | 風文 | 664 | 2024.11.01 |
3618 | 모음조화 | 風文 | 619 | 2024.10.28 |
3617 | 관용구와 속담 | 風文 | 687 | 2024.10.28 |
3616 | 고급지다 | 風文 | 728 | 2024.10.25 |
3615 | 고유명사의 띄어쓰기 | 風文 | 716 | 2024.10.25 |
3614 | 단위명사 | 風文 | 1,293 | 2024.10.24 |
3613 | 혼밥과 혼술 | 風文 | 1,185 | 2024.10.24 |
3612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4) | 風文 | 1,326 | 2024.10.23 |
3611 | ‘김밥’의 발음, 어떻게 할 것인가 | 風文 | 1,225 | 2024.10.23 |
3610 | 웃프다 | 風文 | 813 | 2024.10.22 |
3609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3) | 風文 | 709 | 2024.10.22 |
3608 | 아저씨 | 風文 | 767 | 2024.10.21 |
3607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2) | 風文 | 906 | 2024.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