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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치기
다리가 여럿 달린 바다 생물 가운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것 중 하나가 낙지다. 낙지는 스태미나 식품으로도 정평이 나 있는데,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마른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를 먹이면 곧 강한 힘을 갖게 된다고 적혀 있다. 실제로 남도에서는 소가 새끼를 낳거나 더위를 먹고 쓰러졌을 때 낙지를 호박잎에 싸서 던져주면 이를 먹은 소가 벌떡 일어날 정도로 원기 회복에 좋다고 한다. 낙지가 스태미나 식품으로 꼽히는 것은 낙지에 들어 있는 타우린·히스티딘 등의 아미노산이 칼슘의 흡수나 분해를 돕기 때문이다.
'청양고추의 매운맛, 갖은 양념이 어우러진 낙지두리치기가 생각났다' '코끝이 얼얼하면서 속이 풀리는 것 같고, 잊을 만하면 생각나는 낙지두리치기 맛에 다시 이 집을 찾는다' '산행 후엔 돼지불고기두리치기와 온천욕으로 먹는 즐거움과 함께 산행의 피로를 제거한다'처럼 음식 이름에 '두리치기'라는 말을 쓰는 이들이 가끔 있는데 이는 '두루치기'의 잘못이다.
원래 두루치기는 '트랙터 한 대를 동네 사람들이 두루치기로 몰고 다녔다'처럼 한 가지 물건을 여기저기 두루 쓰는 일을 가리킨다. 여기서 의미가 확장돼 여러 가지 일에 능통한 사람, 즉 팔방미인을 이르기도 한다. '그는 회사 업무, 운동, 집안 살림 등 못하는 것 없는 두루치기다'처럼 쓰인다. 또 돼지고기·낙지·조개 같은 것을 슬쩍 데쳐서 갖은 양념을 한 음식도 두루치기라고 한다. 여자들이 집에서 막 입는 통치마를 의미하는 '두룽치마'도 두루치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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