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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욕
스포츠에서 체력·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신력이다. 즉 상대방을 반드시 이기고야 말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데, 이를 '승부욕'이라 부른다. '강인한 승부욕을 보여 주었다' '승부욕을 불태웠다' '30대의 열정과 승부욕이 업계에 무서운 바람을 일으켰다' 등에서 보듯 '승부욕'은 스포츠뿐 아니라 일 등에도 두루 쓰인다. 그러나 '승부욕'은 문제가 있는 단어다. '욕(慾)'이 들어간 다른 단어를 보면 권력욕·명예욕·출세욕·소유욕 등 '욕'이 앞말을 받아 그것을 이루려는 욕심·의욕 등의 뜻으로 쓰인다. 승부(勝負)가 이김과 짐을 뜻하므로 '승부욕'도 앞말을 받아 '이기고 지려는 욕심'으로 풀이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뜻이 통하지 않는다. 사전에도 '승부욕'이란 단어는 없다. 이기려는 욕심의 뜻으로 단어를 만들려면 '승리욕'으로 해야 한다. '승부욕'이 이기려는 의지 등의 뜻으로 쓰이게 된 것은 '승부를 걸다' '승부에 집착하다' 등의 표현에서 '승부'가 차츰 '승리'의 뜻으로 변화하고, 여기에 '욕'이 붙은 때문으로 추측된다. 어쨌거나 '승부욕'은 뜻이 통하지 않는다. 변화한 의미로 오랫동안 써 왔는데 뭐 그리 문제냐고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전에도 없고 조어법상으로도 문제가 있는 '승부욕'이란 단어를 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승리욕'으로 하든지, 내키지 않으면 다른 말로 바꾸면 된다. '강인한 승부욕을 보였다'는 '이기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승부욕을 불태웠다'는 '이기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등으로 풀어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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